이름만 보면 꼭 이탈리아 걸 것 같은데 마데인우사랍니다. 2년 전 처음 알게 된 건 방향액(?)을 통해서였지요. 당시 저는
안투사Anthousa라는 브랜드의 방향액을 몇년째 쓰고 있었는데, 이
안티까 파마시스타는 또 별세계더군요. (두 집 다 시애틀에 HQ가 있네요...흠.) 몇 개 킁킁 냄새를 맡아보고 두 개가 최종 결선에 올랐는데, 사실 맘이 더 있던
샴페인 향은 제가 바라는 사이즈가 없어 차선으로
오렌지 꽃송이 향을 샀지요. 근데 나중에 정작 샴페인을 사고 보니 별로더군요. 사람도, 다른 일도 이런 경우가 있어 인생이 살 맛이 난다고 하는 건가봅니다.
에, 개그는 이만 하고.
제가 완소하는 이 향의 풀 네임은
지난 번에도 썼듯 Fiori d'Arancio, Lillà & Gelsomino (오렌지 꽃, 라일락, 자스민)인데요. 아주아주아주 좋아하는 영화라고 휙 말해버리기도 죄송한 <길>의 여주인공 이름 겔소미나는 자스민을 뜻하는 이탈리아 단어의 여성형이지요. "그린 플로럴"로 분류한 카달로그의 설명에 따르면 만다린 오렌지와 시칠리 레몬에, 오렌지 꽃, 또 자스민과 은방울꽃(?) 등의 백화향을 더했다고 합니다.

왼쪽부터: 방향액 큰 것, 작은 것, 물비누, 향수, 로션.
Home Ambiance방향액은, 뭐랄까, 꼭 향수같지도 않지만 그냥 자연히 좋은 냄새라는 느낌이 들기에는 앙 선생님 표현대로 너무 엘레강스 하지요. 그렇다고 꽃향이라서 노티가 나느냐, 네버 절대 아닙니다. 좀 진할 수 있는 백화향이 나면서도 가볍고, 약간 달면서도 상쾌합니다. 너무 가까이 두면 머리가 아플 수도 있지만, 소파처럼 주로 앉아있는 곳에서 가까운 데는 피해 사람이 지나다니면서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곳에 두면 다닐 때마다 살짝 향기가 나는 게 집을 아주아주 고급으로 만들어 주는 느낌입니다. 아, 저는 백탄도 놓고 있는데, 냄새를 잡아먹을까봐 거기서 좀 떨어지게 두었지요. 세 향이 따로 놀며 각각의 냄새를 구별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니지만, 맡을 때마다 튀어나오는 향이 살짝 달라지는 기분도 드는, 시너지스틱이고도 공생적인 그런 향이랍니다. 작은 사이즈(250ml; 큰 건 500ml)가 네다섯 달 가는 것 같아요.
처음 산 날 이외에 침대보/공기에 뿌리는 스프레이(사진에는 없음 -- 가족분 드렸어요)랑 물비누를 샀고, 그 후에 3-4회에 걸쳐 향수며 로션, 더 큰 사이즈의 방향액 등을 제 것, 가족용, 또 선물용으로 샀지요. 방향액은 선물용으로 좋고 가족꼐도 드리느라 벌써 이 향만 n병을 샀는데, 아무래도 지갑이랑 친한 가격은 아니라서, 혹 이 향이 궁금하시면 Hand Wash물비누를 강추합니다. 아니 쓰고 물에 씻어버릴 걸 사서 뭐해, 라는 생각 당연히 저도 처음에 했었답니다. 근데 다른 브랜드의 물비누는 사용 후 손이 미끌미끌한 기분이라거나 너무 잘 닦여서 손이 건조하다든지 하고, 또 쓰다 보면 펌프 입구에 약간 액이 굳어서 그게 맘에 걸리곤 하는데, 이 물비누는 그렇지 않습니다. 씻을 때는 제대로 닦이지 않은 듯이 약간 미끈거려서 저처럼 뽀득한 걸 좋아하는 사람은 아이, 하는데, 씻고 나서 금세 그 기분이 없어지면서 손은 건조하지 않아요. 그리고 냄새는 오래 갑니다. 또 여태 쓰면서 입구에 뭐가 끼는 걸 본 적이 없어요. 이걸 부엌에 두었는데, 놀러와서 무슨 핑계를 대고서라도 꼭 이걸로 손을 씻는 친구가 있어서 이번에 아예 선물로 하나 사줬더니 급빵긋 하더군요 흐흐. 그 선물 사면서 제 걸로 로션도 샀답니다. ^0^

왼쪽은 오렌지 꽃, 오른쪽은 샴페인.
여기서 잠깐 샴페인 향도 설명을 드리고 지나갈까요. 카달로그에는 "프레쉬"에 속하고, 탑노트는 사쯔마 귤과 백합, 미들은 살구, 넥타린, 패션 프룻과 설탕을 섞은 산머루, 베이스는 단 바닐라라고 되어 있습니다. 근데 이건 제 생각인데, 이 요소들의 배합이나 조화가 그리 좋지는 않은 것 같아요. 처음 맡을 때와 계속 두었을 때 향과 분위기의 차이가 너무 크거든요. 첨에는 정말 은은하고 살짝 단 스파클링 샴페인이라는 기분이 드는데, 둘수록 단 과일향만 짙어지면서 뭔지 인조향 같다는 느낌이 많이 듭니다. 잘못 맡으면 부엌 세제 냄새같기도 하구요 클클. 하여 재구매는 하지 않을 예정입니다.
그럼 다시 우리의 오렌지 꽃 향으로 돌아가서, 이번에는 향수. 회사 홈피에 이 집 향수는 특별한 방법으로 만들어서 지속력이 높다고 나오는데, 정말 그런 것 같아요. 그래서 조금씩 뿌리거나, 아니면 공중에 뿌려놓고그 안에서 윗몸운동을 하는 방법을 쓰고 있습니다. ^^
이외에 양초랑 샤워젤도 나오는데, 이건 저도 염치가 있어서 사지 않았습니다. -_-;; 써 본 것 중 젤 맘에 드는 건 방향액과 물비누니까 아마 샤워젤도 좋을 듯싶습니다.